게임 방송은 이제 더 이상 전문가나 대형 스트리머의 전유물이 아닙니다. 누구나 방송 플랫폼 계정 하나와 간단한 장비만 있다면 게임 플레이를 전 세계 사람들과 실시간으로 공유할 수 있는 시대입니다. 저 역시 PS5를 구매한 뒤, 트위치에서 방송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막상 방송을 준비하려니 어려운 현실적인 문제에 부딪혔습니다. 저의 책상에 여러가지 물건이 있어 데스크탑과 듀얼 모니터를 갖춘 방송 시스템을 구축하기에는 물리적 여유가 전혀 없었습니다.
그때 떠오른 해결책이 바로 “노트북과 캡쳐보드” 조합이었습니다. PS5에서 HDMI로 출력되는 화면을 캡쳐보드로 받아, 노트북 화면에서 방송용 프로그램(OBS)을 실행하여 송출하는 방식입니다. 한 화면만으로 게임도 보고 방송도 해야 하므로 입력 지연 없는 캡쳐보드가 필수였고, 방송 프로그램을 원활히 실행할 수 있는 노트북 사양도 고민해야 했습니다. 이 글에서는 제가 방송 시스템을 실제로 구성하면서 겪었던 시행착오, 장비 선택의 기준, 그리고 방송에 적합한 노트북 사양을 구체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정리해보고자 합니다.
1. 방송 시스템의 구성 요소
PS5 방송 시스템의 기본 구성은 세 가지 장비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게임기(PS5), 캡쳐보드, 노트북입니다. PS5에서 출력된 HDMI 신호를 USB 방식의 외장 캡쳐보드가 수신하고, 이 영상을 노트북의 방송 프로그램(OBS Studio)을 통해 트위치나 유튜브 등으로 송출하는 구조입니다. 여기에 웹캠, 마이크, 조명 등을 추가하면 보다 전문적인 방송 환경을 구축할 수 있습니다.
제가 선택한 캡쳐보드는 Elgato HD60 S였습니다. 이 장비는 USB 3.0을 통해 영상 신호를 빠르게 전송하며, HDMI 패스스루 기능이 있어 PS5에서 출력된 화면을 지연 없이 별도의 모니터에도 출력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별도의 모니터 없이, 노트북 한 대만으로 방송과 게임을 동시에 해야 했기 때문에, 입력 지연이 거의 없는 캡쳐보드를 선택하는 것이 핵심이었습니다.
OBS Studio는 무료이면서도 강력한 방송용 소프트웨어입니다. OBS에서는 다양한 소스를 설정할 수 있는데, PS5 화면, 웹캠 영상, 오버레이 이미지, 채팅창, 마이크 소리 등을 한 화면에 자유롭게 배치하고 송출할 수 있습니다. 초보자에게는 다소 복잡해 보일 수 있으나, 기본적인 설정만 익히면 직관적인 인터페이스 덕분에 금세 익숙해질 수 있습니다. 저는 유튜브 튜토리얼을 참고하며 캡쳐보드를 소스로 등록하고, 해상도 및 비트레이트 설정을 조정하는 방식으로 방송 환경을 완성했습니다.
2. 노트북 사양의 필요성과 기준
방송 시스템에서 노트북은 캡쳐보드의 영상 데이터를 받아서 인코딩하고, 방송 플랫폼으로 송출하는 핵심적인 역할을 합니다. 따라서 단순히 영상 출력만을 하는 것이 아니라, 실시간 인코딩 작업까지 수행해야 하기 때문에 일정 수준 이상의 사양이 필요합니다.
처음에는 저사양 노트북(i3 CPU, 8GB RAM, 내장 그래픽)을 사용해봤습니다. 결과는 매우 실망스러웠습니다. OBS에서 PS5 화면을 제대로 띄우지 못했고, 720p 해상도로도 프레임 드랍이 발생하며 화면이 끊기거나 지연되었습니다. 인코딩 옵션에서도 "소프트웨어(x264)" 인코딩만 가능했고, CPU 사용률이 100% 가까이 치솟으면서 방송이 사실상 불가능했습니다.
이후 저는 Intel i5 11세대와 16GB RAM, NVIDIA GTX 1650이 탑재된 노트북으로 교체했습니다. 이 사양에서는 OBS에서 NVENC 하드웨어 인코딩이 가능했고, 1080p 60fps로 안정적인 방송이 가능했습니다. 웹캠과 마이크를 함께 연결해도 CPU와 GPU 모두 여유롭게 작동했고, 팬 소음은 있었지만 발열은 잘 제어되었습니다. 이 경험을 통해 알게 된 최소 권장 사양은 다음과 같습니다.
CPU: Intel i5 11세대 이상 또는 Ryzen 5 5600H 이상
RAM: 최소 16GB
GPU: 내장 그래픽도 가능하나, GTX 1650 이상 외장 그래픽 탑재 권장
SSD: 512GB 이상 (빠른 부팅 및 데이터 처리)
USB: USB 3.0 이상 필수 (캡쳐보드용)
디스플레이: FHD (1920x1080) 해상도, 60Hz 이상
OS: Windows 10 또는 11 64비트
3. 캡쳐보드 선택의 중요성
캡쳐보드는 영상 신호의 중계자 역할을 하기 때문에 입력 지연 여부가 방송 퀄리티를 결정합니다. Elgato HD60 S, AVerMedia Live Gamer Mini와 같은 제품들은 UVC 방식으로 작동하기 때문에 별도 드라이버 없이도 OBS에서 바로 인식됩니다. 그러나 이 방식은 기본적으로 영상 지연이 존재합니다. 캡쳐보드를 통해 PS5 화면을 보고 게임을 플레이하려고 하면 조작과 화면 반응 사이에 약 200~300ms의 딜레이가 발생해, FPS나 액션 게임에서는 매우 불편하게 느껴집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패스스루 기능이 있는 캡쳐보드가 필요합니다. HDMI 패스스루는 PS5의 영상 신호를 두 방향으로 동시에 출력합니다. 하나는 방송용으로 노트북에, 다른 하나는 지연 없이 바로 모니터나 TV로 전달됩니다. 저처럼 공간 문제로 별도의 모니터 없이 노트북만 사용하는 경우에는, 패스스루 없이 방송 화면으로 게임을 직접 봐야 하므로 입력 지연이 적은 캡쳐보드를 꼭 선택해야 합니다.
4. 실제 추천 구성 예시
제가 방송을 위한 장비를 고르며 가장 중점을 둔 요소는 가격 대비 성능, 확장성, 쿨링 성능이었습니다. 다음은 예산 80만~120만 원 기준에서 추천할 수 있는 모델들입니다.
1) Lenovo IdeaPad Gaming 3 (Ryzen 5 + GTX 1650)
장점: 가성비 최고, 발열 제어 우수
단점: 무게감 있음, 디자인 평범
비고: 1080p 방송 충분히 가능, OBS 안정 작동 확인
2) ASUS VivoBook Pro
장점: 가볍고 슬림함, USB 포트 다양
단점: 팬 소음 약간 있음
비고: 외장 GPU 탑재 모델 추천
3) HP Pavilion Gaming 시리즈
장점: 외장 그래픽 탑재, 사운드 출력 우수
단점: 포트 배치 다소 불편
비고: NVENC 지원 가능, USB 3.0 포트 넉넉
4) MSI Modern / GF 시리즈
장점: 발열 제어 탁월, 키보드 타건감 우수
단점: 가격대 상이함
비고: 방송 전용이라면 GPU 없는 라인도 가능
추가로, 장시간 방송을 하다 보면 노트북의 발열과 팬 소음이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가능한 한 이중 팬 구조, 하단 통풍구, 외부 쿨링패드 사용 등을 함께 고려하시면 안정적인 사용이 가능합니다.
또한 USB 포트가 부족할 경우를 대비해 전원 공급이 가능한 USB 허브를 준비해두는 것도 권장합니다. 특히 웹캠, 마이크, 캡쳐보드, 키보드 등을 동시에 연결하면 USB 포트 부족 문제가 생기기 쉽습니다.
좁은 공간에서 PS5 방송을 시도하는 일은 분명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적절한 장비 조합과 사양만 갖추어진다면, 노트북과 캡쳐보드만으로도 누구나 고품질의 방송을 구현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장비를 무조건 비싸게 구성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사용 환경과 방송 목적에 맞춰서 꼭 필요한 요소만을 정확하게 갖추는 것입니다. 저의 경험이 PS5 방송을 시작하려는 다른 분들께 현실적인 도움이 되었기를 바라며, 앞으로도 다양한 방송 장비에 대해 배워가며 더 나은 콘텐츠를 만들어갈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