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Rock B850 PRO RS 메인보드 AS

PC를 직접 조립해 보신 분들이라면 잘 아시겠지만, 아무리 조심스럽게 작업을 해도 예상하지 못한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부품 하나하나가 정밀하게 구성되어 있다 보니, 아주 사소한 실수나 보이지 않는 결함이 시스템 전체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특히 메인보드는 CPU, 메모리, 그래픽카드, 저장장치 등 대부분의 핵심 부품이 연결되는 중심축이기 때문에 문제가 생겼을 때 원인을 파악하는 데에 꽤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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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최근 ASRock의 B850 PRO RS 메인보드를 사용하던 중 전혀 예상치 못한 문제로 인해 AS를 보내게 되었습니다. 단순히 전원이 들어오지 않는 현상으로 시작된 일이었지만, 이후 제조사 측의 진단 과정에서 여러 가지 당황스러운 이야기들을 들으며 혼란스러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이 글을 통해 그 과정을 자세히 공유드리고, 같은 문제를 겪고 계시거나 조립을 준비 중이신 분들께 작은 참고가 되었으면 합니다.

1. 문제 발생 전원이 들어오지 않음

처음 문제가 발생했을 때는 단순히 컴퓨터의 전원이 들어오지 않는 증상이었습니다. 평소와 같이 전원 버튼을 눌렀는데, 내부 팬도 돌지 않고, LED 조명도 반응이 없었습니다. 혹시 파워서플라이가 고장 난 건 아닌가 싶어 예비로 보관 중이던 다른 파워로 교체해 보았지만, 여전히 아무런 반응이 없었습니다.

혹시 조립 중에 케이블 연결이 제대로 되지 않았나 싶어서 전원 케이블, 24핀 메인 커넥터, 8핀 CPU 보조전원까지 모두 다시 확인했고, 램과 그래픽카드도 탈착 후 재장착해보았습니다. 심지어 메인보드 배터리를 제거하고 CMOS 초기화까지 해보았지만 소용이 없었습니다. 그제야 메인보드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의심이 들었고, 결국 제조사 AS를 신청하게 되었습니다.

2. AS 접수 후 첫 연락 파워 손상 및 CPU까지 의심

제품을 AS 접수한 지 며칠이 지난 후, 처음으로 제조사 측 담당자분으로부터 연락을 받았습니다. 상담 내용은 예상과 조금 달랐습니다. 메인보드의 파워 관련 부위에 손상이 있는 것으로 보이며, 이로 인해 CPU까지 데미지를 입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하셨습니다. 처음에는 단순한 전원 문제라고 생각했는데, 메인보드뿐 아니라 CPU까지 손상이 의심된다는 이야기를 듣고 상당히 당황스러웠습니다.

그동안 여러 번 조립을 해왔지만, CPU 장착 과정에서 특별히 힘을 주거나 실수를 한 기억이 없었습니다. 특히나 파워 회로에 손상이 있다는 진단은 더욱 납득하기 어려웠습니다. 혹시라도 파워 서플라이 불량으로 인해 보드에 전기적 대미지가 발생했을 가능성도 떠올랐지만, 당시 사용하던 파워는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제품이었습니다.

담당자께서는 이 경우 RMA(해외 본사 수리 또는 교환 요청) 처리가 필요할 수도 있으며, 그렇게 되면 시간도 오래 걸리고 추가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전해주셨습니다. 솔직히 처음 듣는 진단 결과에 막막한 심정이었습니다.

3. 두 번째 연락 핀 휨이 원인이라는 재진단

그런데 몇 시간이 지나고 나서 다시 다른 담당자분에게서 연락이 왔습니다. 이번에는 전혀 다른 내용이었습니다. 다른 기술자분이 제품을 다시 점검해 본 결과, 이전에 이야기했던 파워 회로나 CPU 손상이 아니라, CPU 소켓 핀이 휘어져 있었던 것이 원인이라는 설명이었습니다.

CPU 소켓 핀은 매우 얇고 정밀하게 설계되어 있어, 아주 약간만 휘어져도 CPU와의 접촉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시스템 전원이 들어오지 않을 수 있다고 하셨습니다. 즉, 전원 불량의 원인은 핀 휨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저는 CPU를 장착할 때 핀이 손상되지 않도록 주의했던 편이었습니다. 정전기 방지 손목밴드도 착용하고, 평평한 책상 위에서 정석대로 장착했기 때문에 핀이 휘어졌다는 이야기를 듣고 적잖이 충격을 받았습니다. 물론 사람이 하는 일이니 무의식 중에 실수가 있었을 수도 있겠지만, 확신은 없었습니다.

결국 이 부분은 사용자 실수로 간주되었고, 메인보드 수리는 어려우며 유상 교환으로 진행해야 한다는 안내를 받았습니다.

4. 추가 확인된 문제 전면 USB 3.0 포트 뽑힘

CPU 소켓 핀 휘어짐 문제 외에도 추가적인 문제가 있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메인보드를 점검하던 중, 전면 USB 3.0 포트 연결 부분이 내부에서 뽑혀 있는 상태였다고 하셨습니다. 즉, 포트가 완전히 파손되거나 부러진 것은 아니지만, 내부에서 연결이 느슨해져 고정이 되지 않은 상태라는 설명이었습니다.

이 부분은 도무지 납득하기 어려웠습니다. 조립 당시 전면 USB 포트 케이블을 무리해서 꽂지도 않았고, 케이블을 잡아당기거나 비틀지도 않았습니다. 오히려 연결 후 안정적으로 잘 작동하고 있었기 때문에 AS를 보내기 전까지는 해당 포트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조차 몰랐습니다.

만약 제가 조립 과정에서 포트를 잘못 꽂아 발생한 문제라면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었겠지만, 그런 상황이 전혀 아니었기에 포트 뽑힘이라는 진단은 석연찮은 느낌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5. 최종 결정 5만 원에 보드 교체

최종적으로 메인보드 수리는 어렵고, 5만 원을 지불하면 새 제품으로 교체해 주는 방식으로 AS가 마무리된다는 안내를 받았습니다. 다른 추가 수리비는 발생하지 않고, 새 보드로 바로 교환해 주겠다는 조건이었습니다. 소켓 핀 휘어짐은 보통 무상수리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유상 교체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고 하셨습니다.

제품을 다시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는 안도감이 들었지만, 처음 진단 내용과 최종 진단이 달랐다는 점, 전면 USB 포트 뽑힘이라는 납득하기 어려운 추가 문제까지 포함되면서 전체적인 과정이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특히 AS 과정에서 진단이 일관되지 않았다는 점이 조금은 불안하게 느껴졌습니다.

이번 경험을 통해 PC 조립 과정에서 정말 작은 실수도 큰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점을 다시 한번 절감하게 되었습니다. 특히 CPU 소켓 핀처럼 눈으로 보기에도 힘든 민감한 부위는 조립 전후로 반드시 루페나 확대경 등을 이용해 확인해 보는 습관이 필요하다고 느꼈습니다.

또한, AS를 신청하기 전에는 부품 상태나 조립 상태를 사진으로 남겨두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만약 문제가 생겼을 때 본인의 과실이 아니라는 점을 입증할 수 있는 자료가 없다면, 결국 사용자 실수로 간주되어 유상처리를 피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물론, 제조사에서도 여러 제품을 다루는 만큼 실수가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사용자 입장에서는 진단이 정확하고 일관되게 이루어지기를 기대하게 됩니다. 이번 AS 경험은 아쉬운 점도 있었지만, 향후 PC 조립과 관리에 있어 더욱 신중해지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혹시 비슷한 문제로 고민 중이신 분들께 이 글이 작은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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